▣국내여행과 산행/◈ 아름다운산행

볼라벤 태풍보다 더 강한 소백산 칼바람

와이투케이 2013. 2. 25. 15:48

소백산하면 생각나는 말들이 있다

겨울을 날려면 소백산의 칼바람을 맞고와야한다

겨울산행지의 백미

눈꽃산행1번지..... 등등등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근처의 칼바람이 얼마나 강 하길래 칼바람이란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닐까?

그런데도 다들 뭐하러 한겨울 한복판에 소백산으로 몰려드는것일까?

그져 의문 일 뿐이다

 

2월16일 탑마루 산악회를 따라 친구 둘이서 소백산에 다녀왔다

정말 소백산 칼바람 장난이 아니다

작년여름 강력한 태풍 볼라벤도 명함을 못내밀 정도로 저리 가라 이다

호주머니의 손수건과 물건들도 모두 날라가버릴것 같은 강력한 칼바람

베낭도 추위를 막아주는 모자도 네다리 역활을 하는 스틱도 목에 걸고 있는 카메라도 아니 내 몸뚱아리 까지도 모든게 귀찮아 내 던지고 싶은 소백산 칼바람

생과사를 넘나드는 소백산 비로봉 정상의 양쪽 1km 구간은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아마 에레베스트 등정도 이정도의 바람이면 등정을 포기해야만 하는 그정도의 살인적인 칼바람이다

 

여의곡리를 출발하여 2시간정도는 온세상이 하얗고 바람도 잔잔하고 무릅까지 푹푹 빠지는 산행의 큰 즐거움이 있다

비로봉 정상을 앞둔 400미터 구간과 정상에서 연화봉과 천등리가 갈라지는 삼거리까지 600미터 도합 1km구간이 바로 소백산 칼바람의 주 진원지이다

나무데크 계단의 동아줄을 잡고 날라가지 않으려 온힘을 써 보지만 점퍼후드안에 있던 모자가 날라가버리고 한발짝 한발짝 뛸때마다 몸이 휘청휘청 스틱이 바람방향으로 날라가 90도 각을 이루고 스틱으론 바닥을 찍을수가 없어 어설푸게 역구리에 끼고 전진하고 전진한다

아마 나무계단의 동아줄이 없었다면 날라가는 산우님들도 있을것 같은 강력한 칼바람이다

등산객들이 오르고 내려오고 서로 지나칠때면 교차하는 순간 몸이 휘청휘청 반대로 자빠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중동깡패인 알카에다 처럼 얼굴을 전부 가리는 검정마스크를 끼었는데도 얼굴이 얼얼거리고 열개의 모든 손가락은 동상일보직전 깨어지는것 같다

기어왔는지 날라왔는지 정신없이 무의식속에서 오로지 살인적인 칼바람으로 부터 살아남기 위해 비로봉 정상도 그냥 지나쳐버린다

정상인증삿은 꿈에도 꾸질 못했다

점심으로 정상에서 먹으려 준비해간 김밥 도시락도 칼바람에 혼줄이 나고 정신도 하나도 없고 손가락은 깨어질듯 애리고하여 천등쉼터 가까이 와서야 정신을 가다듬고 점심을 해결할수 있었다

 

와이투케이도 따스한 봄날 철쭉보러 소백산 비로봉 등산 한것 빼고도 한겨울 칼바람을 맞으러 3번째 도전이었지만 이번같은 강력한 칼바람은 처음이다

칼바람을 맞아보자고 4시간 버스를 타고 10시45분 등산을 시작 5시간등산 또다시 버스로 4시간

생과사를 넘나들었던 이번 소백산산행

너무너무 고생을 하여 살아생전 길이길이 평생추억이 되것이다

여의곡리-비로봉-천동쉼터-천동리코스 소백산에서 제일 짧은 코스인데도 생행시간이 5시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