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과 산행/◈익산시블로그기자단

궁도인 들의 호연지기 & 심신 수련장 ☞익산 궁도장 송백정(松柏亭)

와이투케이 2020. 2. 14. 14:59


익산 궁도장 송백정(松柏亭)

궁도인 들의 호연지기 & 심신 수련장



겨울답지 않은 겨울이 가고 입춘이 지나니 가까운 발치에서 봄이 오는 듯합니다

운동하기 좋은 계절

남녀노소 누구나 배우기 쉽고 한국 전통의 고유문화와 얼이 담긴

활쏘기를 배울 수 있는 익산 궁도장 송백정을 소개합니다

궁도는 호연지기를 기르고 심신단련과 정신수양으론 최적의 스포츠이지요



 

활쏘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무술이고요

고대국가인 신라의 화랑들도 활쏘기는 기본이었습니다

무관을 선발하는 무과 역시 활쏘기는 기본과목이었으며

조선 시대 왕세자들의 덕목 역시 활쏘기와 말타기가 근본이었습니다



 

익산 송백정은?



 

익산 송백정은 익산의 진산이자 익산의 자랑인 배산의 북서쪽 자락의

배산체육공원 어린이 놀이터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고개를 들으니

배산 정상의 연주정이 한 폭의 그림처럼 가까이 보이고요

그 아래 송백정의 기와지붕의 아름다운 곡선이

활과 활시위처럼 눈에 쏙 들어옵니다

역시 궁도장답습니다




 

송백정에 들어서니 궁시(弓矢:활과 화살)들이 가지런하게 잘 전시되어

이곳이 활터라는 느낌이 들었고요

전시되어있는 활과 화살은 개인 장비이며 궁시대 한켠에는

활쏘기의 필수장비인 각지(깍지)를 다듬고 있는 궁사도 보이더라고요




 

배산과 배산체육공원의 산책길을 오가며 무심코 지나치었던 송백정

처음으로 송백정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인애덕행(仁愛德行:사랑과 덕행으로 본을 보인다)

막만타궁(莫彎他弓:남의 활을 당기지 않는다) 등등 궁도인들이 지켜야 하는

궁도9계훈 등이 게시되어있어 자연스럽게 몸도 마음도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송백정의 사두(射頭) 으로부터

송백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 송백정은

남녀노소 나이 구분 없이 누구나 회원이 될수 있고요

사두님의 지도 아래 4개월의 실습훈련과 실기교육을 거쳐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정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됩니다



 

활쏘기의 입문은 배우고자 하는 의욕이 첫 번째 이고요

체력도 좋아야 하며 실제로 4개월의 교육 실습 기간을

다 이수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회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결코 쉽지않다는 이야기이지요



 

송백정의 현재 회원은 80여 명 정도이고요

개방시간은 회원이면 누구나 편리한 시간에 밤낮과 시간 구분 없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하니

24시간 개방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대(射臺)와 과녁



 

송백정에서 회원 궁사들의 활쏘기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요

일렬로 나란히 사대(射臺)에 서서 순서대로 활시위를 힘차게 당기는 장면은

마치 사극에서 왕자들이 활시위를 당기듯

눈빛과 눈매도 날카롭고 매섭게 보여 장엄하게 보였습니다



 

사대에서 과녁까지는 거리는 145m이고요

어느 사정이든 똑같습니다

말이 145m이지 사대에서 바라보는 과녁은 무척 멀리 보여

활쏘기가 쉽지 않은 경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천 보를 간다고 하는데요

그 정도로 화살이 멀리 날아간다는 말 이겠지요

막상 사대에서 과녁을 바라보니

진짜 천 보는 되는 듯하였습니다



 

사대에 들어서면 한사람이 5발을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1발씩 발사하게 되는데요

이걸 1순 이라고 합니다

1순이 완료되면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5발을 가지고 사대에 들어서 활시위를 당기는 게 반복됩니다

활시위를 떠나 과녁까지 도달하는데 활의 속도는 KTX열차 속도 정도라고 하는데요

눈 깜짝할 순간 과녁을 맞히니 무척 빠르지요



 

고전 꾼이란?



 

사대에서 바라보는 송백정의 그라운드는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과녁 옆에서 빨간 고전기(깃발)를 흔드는 고전 꾼(고전동)이 있으며

과녁도 가까이서 구경할 겸 145m를 걸어가 보았습니다



 

잘 정돈된 잔디밭 그라운드 양옆으론 담양에 버금가는

그림 같은 메타쉐콰이어 길이 조성되어있고요

과녁 뒤론 안전을 위해 담장을 빙 둘러 쌓아놓았는데요

한옥마을 담장처럼 보여 한옥 풍의 송백정 기와와 환상적인 조화가 이루어

아름답기 그지없었습니다



 

와이어 줄에 메달여있는 이것이 바로 화살 수거함입니다

1순이 끝나면 화살을 수거하여 와이어 줄을 따라 다시 사대로 돌려보내는 기구 전체를

운시대 라고 부르는데요

고전 꾼이 화살의 적중 여부를 깃발로 알려주기도 하고

화살을 모아 운시대를 이용하여 사대로 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고전 꾼도 예전 조선 시대 와는 달리 하나의 당당한 직업이 되었습니다

매월 봉급을 받기 때문에

요즘엔 서로 고전 꾼이 되려고 경쟁이 심하다고 하더라고요



 

궁도의 고장 익산과 송백정



 

익산시에 있는 여러 사정(射亭) 중에서 가장 오래된 궁도장은

1800년 초에 설립하여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황등의 건덕정 입니다

황등 건덕정과 익산 배산의 송백정은

강경 덕유정, 김제 홍심정, 부안 심고정, 정읍 필야정, 군산 진남정과 함께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호남 7개 사정에 포함되어있는데요

호남 7개 사정에 익산이 2곳이나 포함되어있어

익산이 궁도의 고장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정의 이름들이 활터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익산 배산의 송백정은

옛 시청 부근과 동산동을 거쳐

배산의 익산시노인종합복지관 자리에 터를 잡았다고 합니다

송백정의 자산이었던 익산시노인종합복지관 자리의 토지와 건물 등 일체를

익산시에 기부하고

이에 익산시는 2002년에 현재의 자리에 송백정을 신축하여

송백정이 관리와 운영을 위임 받아

익산의 유명 궁도장으로 운영하며 지금에 이르렀는데요



 

송백정 본건물과 관리사를 포함하여

총면적이 12,453m2(3,767)이나 되는 큰 규모의 활터에

4개의 과녁을 가지고 있는데요

전국궁도대회 등 각종 크고 작은 궁도대회가 열릴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진 활터라고 합니다

송백정이란 이름처럼

배산의 소나무와 편백나무 향기가 활터에 가득하더라고요



 

임진왜란 이순신장군의 활 솜씨



   

익산 궁도장 송백정(松柏亭)

궁도인 들의 호연지기 & 심신 수련장



 

 임진왜란에서 이순신 장군과 왜군과의 싸움은 활과 조총이었지요

조총과 비교하여 활이 기동성도 좋고 재장전의 시간도 훨씬 짧고

조총보다 더 사정거리도 멀어 활이 임진왜란 때 중요한 무기이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시위를 당기어 적장을 쓰러트리는 장면을

명랑 등 영화나 사극에서 본 기억이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이순신 장군의 활쏘기 실력은 어느 정도이었을까요?

난중일기에서 보면 1050시에 42중이라고 기록되어있는데요

1순에 5발씩 10순에 50발 발사하여 42발이 적중되었다는 말입니다

이 정도의 실력이면 명궁 칭호를 들을 수 있는 실력이라 합니다



 

궁도장이 예전에는 대부분 어르신들의 전유물이었는데요

지금은 양궁의 보급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으로 인하여

궁도 역시 널리 알려지어 학생들과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익산에서도 이순신 장군 못지않은 걸출한 궁사들이

많이 배출되길 기대하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