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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블루칩인터뷰] 배우 유혜인 “‘동네의 영웅’으로 ‘액션 DNA’ 찾았다

와이투케이 2016. 5. 31. 14:29

 

 

[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얼마 전 종영한 OCN 드라마 ‘동네의 영웅’에서 조성하 선배님의 딸 수빈 역으로 등장한 신인 배우 유혜인입니다. ‘동네의 영웅’이 브라운관 데뷔작이어서 긴장도 엄청 하고, 연기적으로 공부도 많이 했는데 정말 현장 분위기도 좋고, 다른 선배님들께서 절 잘 이끌어주셔서 누구보다 즐겁게 촬영하고 돌아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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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의 영웅’, 정말 최고였던 드라마


‘동네의 영웅’은 장르드라마여서 다른 분들도 싸우는 장면이 많았는데요, 저도 학교 친구들과 싸우는 장면이 많았어요.(웃음) 수빈이는 아빠한테 대들고 툭하면 ‘버럭’하는 사춘기 소녀에요. 저는 원래 평화주의자인데 불의 보면 못 참고 화나면 ‘욱’하는 스타일이라 어느 정도 비슷한 면모가 있죠.(웃음) 아무래도 진짜 ‘고등학생’처럼 보여야 해서 사춘기 연기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장면은 제가 극중 제 아빠인 임태호(조성하 분)를 두고 쑥덕거리는 학교 친구들에게 떡볶이를 집어던지며 싸우는 장면이에요. 떡볶이를 뒤집어쓰니까 NG가 나면 수정이 안 되는 장면이었어요. 그래서 신중하게 촬영을 해야 했고, 저도 상대 친구와 리허설을 오래도록 했죠.

그게 원래 리허설 때에는 제가 떡볶이를 던지면 상대방 친구가 제 머리채를 잡는 거였어요. 그런데 제가 연기하다가 욱해서 그 친구가 제 머리채를 잡기도 전에 그 친구 머리채를 먼저 잡았어요.(웃음) 졸지에 그 친구는 제 머리채를 잡아볼 새도 없었죠. 그 친구한테 미안하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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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네의 영웅 방송 캡처



제가 조성하 선배님의 딸로 나오니까 둘이서 붙는 장면이 정말 많았어요. 저는 브라운관 첫 데뷔만으로도 떨리는데 정말 대선배님과 붙으니 얼마나 떨렸겠어요.(웃음) 긴장도 많이 하고 주눅도 많이 들었죠. 그런데 조성하 선배님께서 정말 다정다감한 성격이시더라고요. 먼저 말도 붙여주시고, 격려나 조언도 엄청 해주시고요. 정말 힘을 많이 얻었어요.

특히 제가 드라마 촬영은 처음이니까 제가 ‘들어가는’ 대사를 칠 타이밍이나 대사를 주고받는 호흡을 깨닫는 게 많이 어렵더라고요. 그럴 때 조성하 선배님께서 직접 타이밍을 알려주시기도 하고, 카메라 동선도 잡아주시고 했어요. 거의 ‘기초 강의’를 조성하 선배님으로부터 다 받았다고 보면 돼요.(웃음) 사실 그러기 쉽지 않을 텐데, 정말 너무나 감사했어요.


◇ 저, 약간 ‘액션 DNA’ 있는 것 같아요

‘동네의 영웅’을 찍을 때에는 곽정한 감독님께서 조언과 칭찬을 정말 많이 해주셨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조언은 ‘앞날에 대해 포기하지 말고, 지금처럼 진득하게,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말씀해주셨던 거예요. 제가 드라마 촬영이 처음이고, 나이도 어리니까 촬영장이 낯설고 무서울 수도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먼저 말 꺼내주시고, 웃어주고, 제 미래에 대한 응원까지 해주셔서 정말 긴장도 풀리고 최선을 다해 촬영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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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장르물인 ‘동네의 영웅’에서 거친 장면들이 많이 나왔는데, 저는 나중에 납치를 당해서 트렁크 안에 실려 있기도 했어요.(웃음) 어렵지 않았냐고 주변에서 많이 물어보시던데, 전 생각보다 트렁크 안에 있는 게 재밌더라고요.(웃음) 제가 액션 체질인 것 같아요. 저도 몰랐던 ‘액션 DNA’를 찾았어요.(웃음)

수빈이라는 캐릭터에 많이 욕심이 났는데, 사실 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오디션 때 수빈이란 캐릭터에 맞게 자유연기 할 때 일부러 욕도 들어가고 까칠한 대본을 준비해서 갔거든요. 그게 수빈이와 잘 맞아 플러스 요인이 된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나중에 오디션 때 눈빛이 강렬하고, 강단 있어 보였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했어요.

합격했다고 들었을 때에는 믿기지도 않고, 그야말로 ‘벙 쪄서’ 신기하다는 생각뿐이었죠. 합격 소식 듣고 제가 긴장을 워낙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NG내면 안 되겠단 생각에 엄청 공부 많이 했어요. 고등학생 연기를 해야 하니까 대사 어미 처리에 신경 쓰기도 하고, 틱틱거리기만 하면 지루할 수 있으니 말투도 여러 개 준비해봤고요.

신기한 게 준비를 해도 현장 가면 그 분위기에 따라서 연기가 바뀌어 나오더라고요. 현장감 있는 연기들이 나온 것 같아서 다행스러워요. 생각보다 NG는 많이 안 낸 것 같아서 얼마나 스스로 다행이라고 다독였는지 모르겠어요.

평상시에 사진을 보면 청순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실제로 보면 ‘성격 있을 것 같다’ ‘세보인다’는 말도 간혹 들어요. 제 인상이 약간 강단 있어보인대요. 하지만 그런 말이 싫지 않아요. 그런 이미지 덕분에 수빈이를 만나게 됐고, ‘동네의 영웅’도 출연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반전’의 이미지, 괜찮지 않나요?


◇ 저의 데뷔작, 영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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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제 연기 데뷔작은 2015년에 개봉한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라는 작품이에요. 영화 촬영장을 한 번 경험하고 ‘동네의 영웅’ 촬영장에 간 건데, 비슷할 줄 알았는데 다른 점도 많더라고요. 카메라 각도도 다르고, 호흡도 더 길고요. 사실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촬영할 때에도 워낙 처음이라 어려운 게 많았죠. 두 곳 다 촬영장 분위기는 정말 좋았어요. 좋은 분들게 도움도 많이 받고. 그것도 참 복이죠.

그 때 서강준 씨 옆에 항상 붙어 다니는 신비주의의 여자친구 역이었어요. 그 때는 아무 것도 모를 때여서 머릿속이 하얗게 됐죠. 서강준 씨가 저보다 현장 경험이 좀 더 있으셔서 각도나 동선을 잡을 때 ‘이렇게 해보는 게 어때요?’라고 많이 알려주셨어요. 전 워낙 긴장돼서 심장만 ‘쿵쾅’거리고 떨려가지고 감사하단 말도 제대로 못 드린 것 같아요.(웃음)

제가 나오는 장면을 스크린으로 보는 기분이요? 말도 마세요. 정말 민망해요.(웃음) 무엇보다 제 부족한 모습들이 큰 스크린으로 나오니깐 보기 힘들더라고요.(웃음) 지금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생각도 많이 나요. 이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하는 시점이란 것도 실감하고요. 그래서 ‘동네의 영웅’ 속의 제 모습이 진짜 중요했다고 생각해요. 아쉬움이 많이 남죠. 다음번엔 아쉬움이 남지 않게, 후회 없게 정말 잘 할 거라고 ‘칼 갈고’ 있답니다.


◇ 피아니스트 꿈꾸던 제가 연기자가 된 ‘반전’의 스토리

전 원래 오랫동안 피아노를 전공했어요. 피아니스트를 목표로 예고에 진학했고요. 초등학생 때부터 꾸준히 피아노를 쳤고, 중학교 때 잠깐 쉬었다가 예고에 들어가게 된 거죠. 그동안 한 게 피아노 밖에 없어서 당연하게 피아니스트를 목표로 공부를 했어요.

하지만 예고를 가고 나서야 비로소 피아노가 제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죠. 피아노는 자신과의 싸움이고, 혼자 하는 거거든요. 정말 연습을 많이 하는 친구들은 혼자 열 시간 이상 방에 들어가 피아노를 쳐요. 저는 ‘고립’된 게 너무나 힘들더라고요. 성격이 안 맞았고, 이걸 계속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진로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했죠. 피아노 말고는 해본 게 없는데 이제 와서 다른 쪽에 도전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러다가 방송연예과를 알게 됐고, 이를 목표로 진로를 바꿀 때 쯤에 실용음악학원을 가는 길에 우연히 연예기획사에 캐스팅이 됐어요. 춤과 노래 연습을 좀 하다가 배우로 진로를 잡고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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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사실 저는 원래 굉장히 내성적인 성격이에요. 그래서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죠. 방송연예과에 진학해서 연기 수업을 받고 하다 보니 흥미가 점점 생기고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지금은 연기가 정말 잘 맞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 한 작품을 만들어간다는 그 과정이 너무나 재밌고 제게 딱 맞는 것 같아요.

자신감 없이 하면 되는 일도 더 안 된다는 걸 많이 느껴요. 돼야 하는 것도, 해야 하는 것도 다 안 되고 멈춰버리기 일쑤죠. ‘일단 해보자’라고 생각을 바꾼 게 제 터닝포인트가 아니었을까 해요. ‘된다’고 생각해도 안 될 판인데, ‘안 될 것 같아’라고 생각하면 더 안 될 게 뻔하죠.(웃음) 생각을 바꾸니 점점 자신감도 생겼고 재미가 더 따라붙는 게 느껴져요. 지금까지 운도 많이 따랐던 것 같고요.


◇ 정유미 선배님처럼 ‘꾸밈없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연기의 매력은 무엇보다 평상시에 제가 표출해낼 일이 없는감정들을 쏟아낼 수 있고, 제가 아닌 타인의 삶도 경험해볼 수 있다는 거예요. 아무래도 신인이다보니 조언에 따라 호흡을 맞추는 경우가 많은데, 선배님들과 함께 하면서 현장에서 공부를 정말 많이 하고 있어요. 더 많은 현장에 가서 더 많은 걸 느끼고, 배우고, 성장하고 싶어요.

롤모델이요? 저는 정유미 선배님! 정말 좋아해요. 드라마 ‘연애의 발견’에서 연기하시는 모습을 보고 반했어요. 꾸밈없고, 자연스럽게 사랑스러운 모습이 나와요. 연습하다보면 약간 감정이 많이 들어가는 게 당연한데, 그렇게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게 늘 놀랍고, 저도 저렇게 연기를 해보고 싶단 생각을 정말 많이 해요.

물론 ‘연애의 발견’ 같은 로맨스물을 꼭 해보고 싶죠. 아직은 어린 역할을 더 할 수 있는 나이여서 하이스쿨 로맨스도 해보고 싶고요. 할 수 있을 때 교복 입는 역할에 충실해야죠.(웃음) 나이가 조금 더 들면 ‘차세대 로코퀸’을 노려보겠습니다.(웃음) 하지원 선배님처럼 액션도 꼭 도전하고 싶어요. ‘액션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 한 번 제대로 액션해보고 싶어요.

배우로서의 목표요? 일단 ‘캐릭터 본연의 모습’으로 봐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작품마다 그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번에 ‘동네의 영웅’으로 까칠한 여고생을 한 번 해봤으니, 다음 작품에서는 사랑스럽고 에너지 넘치는 그런 캐릭터로 만나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제대로 ‘반전’ 아니겠어요?(웃음)     (모셔온글)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